더북(TheBook)

열씨미&게을러


게을러 어라? 웬일로 매사 정력적인 후배님께서 이렇게 풀이 죽어 있소?

열씨미 오늘은 정말 심각해요. 선배님.

게을러 뭐, 잘 해내리라고 생각해요. 난 이만 일이 바빠서.

열씨미 그러지 말고요~

게을러 보기 민망한 교태, 헛구역질을 부르는 애교는 제발 내가 아닌 자네 여자 친구한테나 보여주라고 전에 충고했을 텐데.

열씨미 장난 아녜요. 세상에… 내일까지 개발팀이 워크스테이션으로 사용할 리눅스 시스템 서른 대를 A 회의실에 준비해 놓으라는 부장님 지시, 기억나시죠?

게을러 기억이고 말고가 어딨어. 뼈 빠지게 시스템 준비하고 네트워크 연결하느라 주말을 다 보냈는데…

열씨미 근데… 개발팀 쪽에서 워크스테이션 운영체제로 우분투를 선호해서요. 부장님하고 의견이 맞았나봐요.

게을러 무슨 소리야! 그 양반 때문에 Cxxxxx로 간 거 아니었어?

열씨미 최근에 ≪리눅스 서버를 다루는 기술≫이라는 책을 읽고 우분투로 전향하셨어요.

게을러 뭐야, 리눅스 운영체제 전쟁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이 책을 읽고 있는 Cxxxxx 애용자들, 책 덮는 소리 안 들려? 저자는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열씨미 저도 이렇게 억지로 끼워 맞춘 문제 상황은 아니라고 봐요. 하루 만에 리눅스 시스템 서른 대 운영체제를 바꿔놓으라는 지시나, 고작 그 이유가 개발팀과 취향이 같은 부장의 특정 운영체제 선호 때문이라니… 이런 회사에 누가 더 남아 있겠어요?

게을러 그래서, 손에 들고 있는 그건 우분투 서버 설치 CD야?

열씨미 예… 아무래도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우리 옛 조상들의 슬기로운 가르침을 선배와 함께 실천하려구요. 그래서 두 장 갖고 왔어요.

게을러 퍽이나 고맙겠다. 우분투 설치가 몇 분이나 걸린다고 설치 CD를 하나씩 돌리겠다는 거니?

열씨미 맞다. CD가 여러 장이면 동시에 더 많은 시스템에 우분투를 설치할 수 있겠군!

게을러 여전히 답이 없는 후배구만요. 우분투는 네트워크를 통한 자동 설치를 지원한단 말야… 부장 지시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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