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스키는 꼼짝 않고 누워있던 캐런을 향해 몸을 돌렸다.
“여보, 난 괜찮아요. 가서 세상을 정복하든 뭘 하든 마음대로 해요.”
칼린스키는 깜짝 놀랐다. “깨어있었어? 다 들은 거야?” 하지만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놀랐다는 사실을 어설프게 감추며 물었다. “아주 교묘했어. 대단한데?”
“놀랄 거 없어요. 잘 모르나 본데 당신 목소리가 그리 작지도 않아요.” 캐런이 선글라스를 들어 올리자 반짝이는 갈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그리고 여보, 당신이 해변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비밀이라고 하기엔 티가 많이 났어요.” 캐런은 살짝 윙크해 보였다. 칼린스키는 아내의 따뜻한 격려를 받으며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