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야마우치가 아라카와에게 이런 생각을 처음 내비친 것은 1980년대 초반이었다. 가족끼리 모여서 기분 좋게 저녁 식사를 한 후 야마우치는 2시간에 걸쳐 닌텐도 확장 계획을 늘어놓고 이 계획의 성패가 모두 아라카와에게 달려있다는 말로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아라카와는 야마우치가 한 색다른 부탁과 닌텐도에서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신제품의 독특한 가능성에 강렬한 흥미를 느꼈다. 이 신제품에는 계산기 크기의 소형 휴대용 게임기, 카트리지 교환식 콘솔 게임기도 포함되었다. 딸의 저항을 예상한 야마우치는 마지막으로 미국 지사를 완전히 독립적인 자회사로 만들겠다고 했다. 아라카와는 어떤 결정을 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 동시에 그가 무엇을 성취하든 어차피 사위 그 이상의 대접은 받지 못할 거라고 경고하며 반대하는 아내를 설득해야 했다. 아라카와는 설사 아내의 말이 옳다 하더라도 포기하기에는 너무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결국 아라카와는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Nintendo of America, NOA)를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19805월 아내와 함께 밴쿠버를 떠났다.

요코는 누구보다 남편을 지지하고 사랑했기에 걱정은 일단 뒤로 미루기로 했다. 뉴저지로 이사 온 후 그녀는 NOA의 첫 번째 직원이 되어서 새 회사의 사무실 위치 선정을 도왔다. 아라카와와 요코는 맨해튼 중심부인 25번가와 브로드웨이의 장난감 거리에 위치한 고층 건물 17층에 작은 사무실을 마련했다. 낮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동네 아케이드 오락실에 가서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닌텐도가 미국에 거점을 확보하려면 굳건한 판매망부터 구축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아라카와는 여기에 도움이 될 만한 인물, 앨 스톤(Al Stone)과 론 주디(Ron Judy)를 만나기로 했다.

신간 소식 구독하기
뉴스레터에 가입하시고 이메일로 신간 소식을 받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