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일을 틸다가 맡았다. 잡지 만드는 일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지금껏 늘 그랬듯이 차차 방법을 깨우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닌텐도 게임을 속속들이 아는 전문가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물론 게임은 해봤다. 하지만 젤다의 전설에서 어떤 나무를 태워야 하는지, ‘마이크 타이슨의 펀치 아웃(Mike Tysons Punch-Out!!)’에서 킹 히포(King Hippo)의 치명적인 약점이 무엇인지 눈 감고도 알려줄 실력은 없었다. 이런 지식으로는 닌텐도에 상주하는 전문 게이머인 하워드 필립스(Howard Philips)를 이길 사람이 없었다. 주근깨 가득한 얼굴에 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 비디오 게임 천재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필립스는 19812월부터 근무한 NOA의 창고 관리자였다. 하지만 입사한 이후에 자신이 게임을 하고 테스트하고 평가하는 데 특출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라카와에게 테이스트메이커§§§로서 재능을 인정받은 그는 아케이드 게임을 샅샅이 살펴보고 일본으로 보낼 상세한 평가서를 작성했다. 그가 재미있다고 판단한 작품과 비슷한 게임을 일본의 연구개발실에서 개발해 닌텐도의 이름으로 출시하는 게 목적이었다. 본사에서는 그의 의견을 일부 수용하고 일부 반려했는데 1982년 히트작이었던 자우스트(Joust)¶¶¶의 경우, 그가 일본에 이 게임을 알린 후 1983년 이와 비슷한 마리오 브라더스(Mario Bros.)가 닌텐도의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닌텐도가 성장함에 따라 그의 역할은 점점 더 커졌지만 창고 관리자라는 그의 직함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틸든의 조력자로 중용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 해당 분야의 유행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사람.

¶¶¶ 기사가 타조를 타고 날아올라서 독수리와 싸우는 윌리엄스 일렉트로닉스(Williams Electronics)사의 아케이드 게임이다. 2인용 플레이가 가능한 점 등 몇 가지 특징이 마리오 브라더스, 잿팩(Jetpac), 벌룬 파이트(Balloon Fight) 등의 게임에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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