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06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여기 계셨네요!” 씩씩한 성격의 제품 관리자 매들린 슈뢰더(Madeline Schroeder)가 좁은 사무실 주방에 게걸음으로 들어오다가 안에 있는 톰 칼린스키를 발견하고 말했다. 칼린스키는 커피잔을 손에 든 채 커피머신 앞에 서 있었다.

분명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을 텐데 칼린스키는 다른 한 손에 들린 종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이런 행동이 좀 이상하다고 (사실은 약간 무례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눈앞의 장면에 대한 상황 분석이 일순간에 이루어지면서 이런 의혹은 사라졌다. 손에 든 잔은 빈 채로 뒤집혀 있고 커피머신은 꺼져 있었으며 그의 얼굴에는 마치 방금 유령이라도 본 것 같은 멍한 표정이 드리워 있었다. 아직 커피머신 사용법을 모르거나 아니면 종이에 적힌 내용이 정신분열이라도 일으킨 게 분명했다. 슈뢰더는 후자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이렇게 말했다. “이런! 손에 들린 게 혼을 쏙 빼놓을 만큼 훌륭한 작품이라도 되나봐요.”

그의 얼굴에 어렸던 창백한 표정은 순식간에 환한 미소로 바뀌었다. “오, 매들린. 반가워요.” 칼린스키는 이름을 잘 기억했다. 한 번 들은 이름도 절대 잊지 않았다. “당신은 아마 이미 본 내용일 겁니다. 하지만 당신 말마따나 저는 혼이 나간 것 같네요.”

신간 소식 구독하기
뉴스레터에 가입하시고 이메일로 신간 소식을 받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