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08
아이콘의 탄생

사무실로 돌아온 칼린스키는 월마트를 생각하며 전화기를 응시하고 있었다. 전자제품 구매 담당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좀 강하게 피력했다는 걸 잊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다시 전화해서 사과해야 하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그가 망설이는 사이에 전화가 울렸다. 자신이 염두에 두고 있는 그 사람일 거라는 생각에 재빨리 전화기를 들긴 했지만, 자신이 흥분했다는 게 목소리에 드러나지 않도록 입을 떼기 전 잠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월마트가 아니었다. 사실 월마트일 리 없는 게 당연했다. 상대에게 직통 전화번호를 알려주지도 않고 전화를 기대한다니 애초에 말이 되겠는가? 나카야마였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그의 쾌활한 목소리가 어쩐지 불길하게 느껴졌다. “톰! 어때요? 적응은 잘하고 있습니까?” 나카야마와 칼린스키는 거의 매일 통화하지만 아직까지 늘 이 포괄적인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하곤 했다.

“월마트와 잘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그쪽은 마음이 없는 것 같더군요.”

신간 소식 구독하기
뉴스레터에 가입하시고 이메일로 신간 소식을 받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