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이 멈춘 후, 칼린스키는 팩스가 뱉어낸 스케치를 집어 들었다. “아….” 그는 실망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기 위해 주의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아주 흥미롭군요.” 칼린스키는 나카야마가 보았다는 희망을 자신도 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림을 응시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낸 이 고슴도치는 거친 악당에 가까워 보였다. 뾰족한 장식이 달린 목줄을 차고 전자기타를 들고 있었다. 그 옆에는 바비의 가슴이 납작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가슴골이 깊이 팬 인간 여자 친구도 그려져 있었다. “이쪽은 여자 친구겠군요.”
“맞습니다. 이름은 마돈나(Madonna)입니다.”
“좀 자극적인 편이군요.”
“톰, 제가 기대한 반응은 이게 아닙니다.” 나카야마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칼린스키는 계속 그림을 바라보았다. “미안합니다, 나카야마 상.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한 때가 가끔 있지 않습니까?” 그는 이 거친 녀석이 그가 기다리던 구세주라는 사실을 아직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소닉과 마리오, 둘이 대결한다면 어느 쪽에 돈을 걸어야 할지는 확실히 압니다.” 그는 마리오를 없애줄 녀석을 기대해왔다. 하지만 진짜 연쇄 살인범 같이 생긴 녀석을 기다린 건 아니었다. 소닉이 일본에서는 팔릴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악몽같이 끔찍한 결과를 낼 게 분명했다.
칼린스키는 나카야마와 통화를 마치고 매들린 슈뢰더의 사무실로 스케치를 가져갔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어떤 것부터 말할까요?”
“예감이 별로 좋지 않은데요.”
칼린스키는 그녀에게 그림을 건넸다.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