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가게 안을 둘러보던 칼린스키 일행은 커다란 돌연변이 특공대 닌자거북이 장식 앞에 멈춰섰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캐릭터였다. “우리가 내고자 하는 분위기를 이 친구들이 잘 구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난기가 많지만 멋스러워요. 그렇다고 가죽 재킷을 걸치진 않았죠.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죠?” 닐슨과 슈뢰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화도 몇 편 보았는데 세계관도 훌륭히 구축했더군요.”
이들은 남아용 액션 히어로 진열대를 지나 분홍색과 보라색으로 꾸민 여아용 인형 진열대 앞으로 왔다. 칼린스키는 코앞에서 인어처럼 입은 바비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거기까지 온 줄도 몰랐다. 슈뢰더와 닐슨은 그가 살짝 움찔하는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바비랑 마주치는 게 그리 즐겁지 않으신가 봐요?” 슈뢰더가 물었다.
칼린스키는 가볍게 받아쳤다. “가끔 좀 이상한 기분이 들 때도 있죠.”
“어딜 가나 마주쳐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겠네요.” 닐슨이 말했다.
슈뢰더는 바비가 진짜로 칼린스키의 신경을 건드렸다는 걸 알아챘다. “바비는 그냥 플라스틱 조각일 뿐이라고 말씀드리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요?”
칼린스키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좋을 텐데 말이죠.” 그는 바비를 다시 쳐다보고는 이제 바비를 떨쳐내야겠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발길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