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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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의 불만

“성함이?” 닌텐도 안내 직원은 잘 차려입은 짧은 금발 머리의 키 큰 신사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올라프 올라프손(Olaf Olafsson)입니다.” 남자가 대답했다. 그의 구릿빛 눈동자가 안내 직원을 향해 멈추어 있는 동안 얼굴 한쪽에는 미소가, 다른 한쪽에는 적대적인 표정이 어렴풋이 드리웠다. “링컨 씨를 만나러 왔습니다.” 올라프손의 말투는 약강 오보격 운율*이 적용된 듯 단조로웠다. “제가 약간 일찍 도착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분도 제가 온다는 걸 당연히 알고 계실 겁니다.” 안내 직원은 약속이 있었던 걸 확인했다면서 잠시 로비에서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갈색과 흰색을 써서 조화롭게 꾸민 환한 공간이었다.

 

 


* 영시 운문의 운율을 이루는 기본 단위는 음절(syllable)로 구성되는 음보(foot)다. 강세가 없는 약세 음절 뒤에 강세 음절이 오는 ‘약강’ 율격이 한 줄의 시행에 다섯 번 이어지는 것을 약강 오보격(iambic pentameter)이라고 한다. 셰익스피어가 즐겨 쓴 형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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