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에이, 그냥 사실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기자는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따라와 보시죠.” 닐슨이 말했다.

기자는 마지못해 칼린스키와 닐슨을 따라서 머리 위에 달린 금색 품질 보증 마크를 지나 세가의 부스로 들어섰다. 여기도 닌텐도처럼 검은색으로 꾸며져 있었지만 같은 건 거기까지였다. 세가 부스는 햇볕을 듬뿍 쬐면서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고 있었다. 사방에서 밝은 색상의 빛이 반짝거리고 활기찬 음악이 흘러나왔다. 입구에서는 파란색의 거대한 고슴도치가 입장하는 손님을 맞이했다. 이들은 닌텐도의 독재적인 정책과 차별화된 색다른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좋은 전략을 구사했다. 세가 부스를 돋보이게 한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 세가는 마치 최고 서열을 차지하려는 개처럼 다른 회사가 감히 하지 못한 일을 했다. 이 업계가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세계라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세가 부스 한가운데에는 슈퍼 마리오 월드의 주요 장면을 보여주는 텔레비전이 놓여있었다. 그 바로 아래에는 소닉 더 헤지혹을 보여주는 텔레비전을 두었다. 닌텐도가 사방에 달걀 껍데기를 깔아두고 모두 조심히 걸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업계에서 세가는 전력을 다해 닌텐도와 정면으로 맞서는 길을 택했다. 두 게임의 차이는 명백했다. 소닉이 마리오보다 훨씬 빨랐다. 슈퍼 닌텐도는 출시까지 아직 3개월이나 남았는데 이미 멸종된 종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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