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닐슨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칼린스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199달러라는 가격은 완벽 그 자체였다! 친애하는 닌텐도여, 자신의 무덤을 직접 파주시다니 아주 고맙군요. 하지만 신나서 부풀었던 마음이 금세 묘한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는 건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이 나도록 자신이 이바지한 바는 없었다. 닌텐도 스스로 순수하게 내린 결정일 뿐 닐슨은 여기에 아무 상관이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닐슨은 자기도 뭔가 해보기로 했다. 어떤 일을 할지 아직 떠오른 아이디어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늘 동료들에게 기대한 것 이상의 기쁨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칼린스키에게 좋은 정보를 주어 고맙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은 후, 마치 특수 임무를 맡은 사람인 양 사무실을 나섰다.

닐슨은 딱히 어디로 가겠다는 생각 없이 발길이 이끄는 대로 걸었다. 무엇을 찾겠다는 명확한 목표 없이 회사 건물 내부를 정처 없이 방황하다보니 어느새 리처드 번스의 사무실에 들어와있었다.

“앨? 무슨 일인가요?” 번스가 물었다.

번스의 사무실을 둘러보는 닐슨의 머릿속 모터가 윙윙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이 스파이(I Spy)’ 게임†††이라도 하는 듯 스테이플러, 가족사진, 수정액 등의 물건을 빠르게 훑어보더니 ‘스파이 대 스파이(Spy vs. Spy)’ 게임‡‡‡으로 생각을 발전시켰다. 닐슨은 마치 무대에서 제때 자기 대사를 읊는 배우라도 된 것처럼 번스에게 아는 소매업체 중에서 닌텐도에 특별히 충성을 다하는 곳이 있는지 물었다. “당신이 준 정보를 닌텐도에 전해줄 것 같은 사람들 말입니다.”

 

 


††† 영미권 문화에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게임이다. 스파이 역할을 맡은 사람은 게임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사물 중 한 가지를 속으로 정한 후 ‘I spy with my little eye something beginning with…/something blue…/something that sounds like…(내 작은 눈에는 …한 물건이 눈에 띄었어요)’라고 시작하는 문구로 다른 이들에게 힌트를 주고 스파이가 정한 사물이 무엇이었는지 나머지 사람이 맞추는 게임이다.

‡‡‡ 퍼스트 스타 소프트웨어(First Star Software)에서 만든 게임으로 스파이 주인공이 제한시간 내에 탈출에 필요한 여권, 열쇠 등의 물건을 찾아내서 비행기를 타고 탈출하게 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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