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저랑 같은 생각을 하셨군요! 사실 전 도서관에 가서 찾아봤어요. 알고 보니 홍콩과 중국 남부 지역에서는 오리구이에서 노린내를 감추고 기름기의 느끼한 맛을 잡기 위해 이 소스를 함께 낸다더군요. 실제로는 자두 피클, 설탕, 식초를 넣어 만드는데 가끔 씨까지 함께 담근 피클을 넣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름을 ‘duck sauce’라고 불렀고 그대로 그냥 굳어져버린 거예요.”

닐슨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밴 버스커크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받더라도 답을 주는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그 답을 찾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었다. 닐슨은 그때부터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그녀가 답하는 내용이 마음에 들수록 질문이 더욱 어려워졌다. 그는 그저 좋은 인재를 찾는 게 아니었다. 아주 훌륭한 인재를 원했다.

“쇼핑몰 투어를 어디서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제가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라고 말할 걸로 생각하셨겠죠. 하지만 저라면 닌텐도와 가까운 곳을 고를 거예요. 그렇다면 시애틀 정도가 되겠죠?”

“워싱턴 벨뷰에 쇼핑몰이 하나 있어요. 닌텐도 본사에서 1.6km 떨어진 곳이에요.” 닐슨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닐슨은 투어 행사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이래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덧붙여왔다. 우선 그는 세가 월드 투어를 적의 면전에서 시작하고 싶었다. 그리고 쇼핑몰에 온 사람들이 소닉 대 마리오의 경쟁을 보고 소닉이 더 뛰어나다는 걸 단순히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히 격차를 벌리는 동시에 매체가 보도할 정도로 떠들썩하게 소문을 내고 싶었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게임을 직접 해본 사람들을 그냥 돌려보내는 게 아니라 어떤 게임이 더 좋은지 투표를 진행해야 했다. ‘쇼핑몰에서 세가의 16비트 게임기를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로는 부족했다. ‘80%의 사람들이 닌텐도가 아닌 세가를 선택했다.’ 정도는 돼야 당대의 표제 기사감이 될 터였다. 즉 쇼핑몰 투어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자인 동시에 판사와 배심원이 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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