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칼린스키는 매주 월마트에 판매 실적 보고서와 신문 스크랩을 보내는 동시에 이 구매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마케팅 계획과 제품 개발 관련 정보를 공유해왔다. 칼린스키의 이런 행동은 끈질김과 조르기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칸소 벤턴빌을 점령하기 위해 세가가 1년 가까이 공을 들였다는 걸 상대가 여전히 인정하지 않는 현 상황을 생각해본다면 특히나 어려운 일었다. 이 끝을 모르는 고군분투에 칼린스키도 가끔 지쳤다. 너무 힘든 날은 자신이 고무로 만든 검으로 애처롭게 풍차를 공격하는 돈키호테 같았다. 아직까지는 간혹 의구심이 들긴 해도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엔 도전을 반기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전에는 한 소매업체의 마음을 사기 위해 그토록 노력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껏 만났던 어떤 업체보다도 월마트의 문을 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제가 팩스로 보낸 실적은 받아보셨는지….”

“저기요.” 전자제품 구매 담당자는 칼린스키의 말을 가차 없이 끊으며 말했다. “우리가 포기할게요. 세가 제품을 판매하겠습니다. 그놈의 가게 이제 좀 닫고 벤턴빌에 해놓은 광고도 전부 내려요. 제 상사와 상사의 상사까지 우리는 왜 제네시스를 팔지 않느냐고 아주 난립니다. 더는 못 참겠어요. 당신이 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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