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칼린스키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 발표문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짧고 굵되 예리하고 재치 있고 짜임새 있게 할 생각이었다. 발표문 작성은 제품 홍보에 손을 보태고 있는 엘런 베스 밴 버스커크가 조력했다. 그녀는 쇼핑몰 투어를 마친 후에도 세가에 남아서 회사 내부 통신 관련 업무를 돕기로 했다. 막바지에 다다른 쇼핑몰 투어를 통해 그녀를 영입하길 잘했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되었다. 세가 월드 투어에 참여한 사람은 이미 10만 명이 넘었고 그중 63% 이상이 아동과 십 대였다. 참여한 사람들 중 88%가 슈퍼 닌텐도를 제쳐두고 제네시스를 선택했다. 세가가 진행한 ‘취향 테스트’의 엄청난 결과 말고도 전국 주요 일간지와 지역 신문에 실린 ‘세가와 닌텐도의 대결’ 관련 기사를 접한 사람은 1,000만 명에 이르렀다. 밴 버스커크는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칼린스키는 씩 웃으며 그녀의 도움을 받아서 완성한 발표문 앞부분을 다시 읽었다.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진짜 훌륭해.”

“누구 말씀인가요?” 한마디도 놓치는 법이 없는 도요다가 물었다.

“엘런 베스 얘기겠죠.” 칼린스키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한 닐슨이 답했다. “EBVB요.” 닐슨은 그녀가 세가 월드 투어에 대한 자신의 꿈을 영리하게 구현해내는 걸 본 때부터 그녀가 곧 스타가 될 거라고 예감했다. 그녀는 세가 월드 투어에 대해 어느 방면에서 온 누구에게든 줄줄이 읊을 수 있을 정도로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절대 건방진 투나 깔보는 투로 말하는 법도 없었다. “쇼핑몰 투어 때 정말 대단했어요. 원하는 게 뭔지 바로 알아듣더라고요. 진짜로요.”

“아주 깊은 인상을 남겼죠. 다음번에는 함께 와야겠습니다.” 칼린스키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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