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이들은 콜로세움에 제시간에 도착했고 그러길 다행이었다. 화려하게 장식한 실내는 수많은 기자, 금융 전문가, 잠재적 투자자로 붐볐다. 투자자들은 아마도 텐겐이 다음 라운드 추가 투자금을 구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온 것일 터였다. 행사는 도요다가 지금까지 협상을 진행해오던 두 사람, 텐겐의 키 큰 CEO 댄 밴 엘더렌과 안경을 쓴 영업 및 마케팅 담당 전무 테드 호프(Ted Hoff)의 발표로 시작했다.

이들이 세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40편의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는 소식을 당당히 알린 후, 칼린스키가 연단에 올랐다. 그는 자신이 지금 얼마나 기쁜지 소감을 밝힌 후 세가의 판매량이 이미 닌텐도의 판매량을 앞섰다는 대담한 선언으로 장내를 술렁이게 했다. 하지만 이 발표 내용은 그날의 조연이었다. 주연은 닌텐도 경쟁사 두 곳의 대표가 악수하는 사진이었다. 칼린스키가 발표에서 한 말은 사실 여부를 떠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 말은 세가와 닌텐도 사이에 향후 몇 년간 지속될 논란 많은 게임의 전조에 불과했다.

그 후 사진 촬영과 언론 인터뷰를 마친 칼린스키 일행은 밴 엘더렌, 테드 호프와 함께 축하주를 마시기 위해 나왔다. 잔이 부딪치고 알딸딸하게 취기가 오르자 칼린스키 일행은 재미있는 새 친구들과 함께 음모의 냄새가 짙은 거대하고 대담한 계획을 떠들어댔다. 닌텐도는 이미 그들의 레이더망 안에 들어왔고 결국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게 결론이었다.

“그 끝없는 소송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칼린스키는 맥주를 마시다 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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