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세 사람은 55번가와 매디슨 애비뉴가 만나는 곳에 자리 잡은 소니 사무실 꼭대기층에 있는 비공개 클럽에서 저녁을 함께하기로 했다. 칼린스키는 하얀 건물 내부로 들어서서 올라프손과 슐호프가 기다리고 있는 37층으로 직행하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시간 맞춰 오셨군요.” 올라프손이 흐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톰, 이쪽이 미키 슐호프 씨입니다. 미키, 이쪽은 그 유명한 칼린스키 씨입니다. 인사 나누고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슐호프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슐호프는 깔끔한 가르마가 인상적인 잘생긴 남자였다. 그을린 피부에 웃으면 드러나는 하얀 치아가 돋보였다. 부드러운 악수로 보아서는 거만한 태도로 일관하는 흔해 빠진 임원급 인사인가 싶었지만 전체적인 풍모에서는 강력한 투지와 자신감이 배어났다. “올라프에게 당신 칭찬을 과할 정도로 많이 들었습니다. 전부 사실일 리는 없겠지요.”

“기대치가 높으시다니 마음에 듭니다. 그렇지 않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칼린스키가 답했다.

칼린스키, 올라프손, 슐호프는 창밖으로 시내를 바라보며 고급 샤도네이 와인을 곁들인 품격 있는 해산물 요리를 즐겼다. 처음에는 뻔한 레퍼토리로 각자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뒤에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생각나는 대로 꺼내놓는 쪽으로 대화가 흘러갔다. 주요리를 대여섯 입 정도 먹었을 무렵 대화의 주제가 사업 이야기로 바뀌었다. 슐호프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올라프손에게서 당신이 비디오게임 업계를 뒤집을 계획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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