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칼린스키가 어깨를 으쓱했다.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양측이 손을 잡았을 때 둘 다 얻는 이득이 많다고 봅니다. 나중에라면? 어쩌면 나중에도 함께하고 있을 수도, 아니면 각자 다른 길로 가게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어쩌면’ 정도만 알아도 괜찮습니다.”

“그건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슐호프가 말했다.

“좋습니다.” 칼린스키가 잔을 높이 들자 올라프손과 슐호프도 따라 들었다. ‘어쩌면’을 위하여, 그리고 그 말이 만들어나갈 멋진 날들을 위하여!”

만족스러운 음식과 와인 덕에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이들은 잔을 부딪쳤다. 세 남자 모두 자신이 세상을 정복할 운명이라 믿으며 일생 대부분을 보낸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강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와인을 마시며 함께 제국을 건설해나갈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도 친구와 적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잊은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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