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1991년 크리스마스 무렵 세가는 거의 기하급수적인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의 약 25%를 장악했다. 제네시스의 잦은 품절 사태가 문제일 정도였다. 파티에서 인기가 높아 선망의 대상이 되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구혼자들이 좀 더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짝과 맺어지도록 내버려두고 싶진 않았다. 처음에는 게임기를 일본에서 항공운송으로 받아보려 했다. 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고객을 잃는 것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이 방법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서 수요가 더욱 급증하는 시점이 되자 접착력이 점점 약해지는 반창고처럼 실효성이 떨어졌다. 닐슨은 판매 가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어떤 경우에도 부모들이 닌텐도를 차선책으로 선택하는 일이 없게 할 마케팅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예약 주문을 넣는 고객에게 특정 날짜까지 제네시스를 받게 해준다는 보장을 해주는 동시에 수집욕을 불러일으키는 티셔츠를 무료 사은품으로 제공한다는 게 기본적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곧 닥칠 크리스마스 시즌 전까지 소매업체를 준비시킬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이 아이디어는 나중을 기약하며 묵혀두기로 했다. 당시에는 그 기획이 후일 세가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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