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당시는 게임 기어가 출시되어 가게에 입고된 지 6개월 이상 지난 시점이었고 꽤 잘 팔리는 편이긴 했지만 아주 훌륭한 실적을 낸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배터리 수명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은 면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소프트웨어, 인지도, 브랜드 정체성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칼린스키는 닐슨이 제네시스로 했던 것처럼, 마술사가 빈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 듯 어데어도 게임 기어로 마술 같은 일을 해내주길 바랐다. 그녀는 액세서리를 사서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게 하는 등 창의적인 방법으로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또 닌텐도 제품과 달리 컬러 화면이 있는 점에서 착안해 튜너를 달아 휴대용 TV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창조적으로 제품을 활용할 방법도 찾아냈다. 그녀는 입사한 지 2주 만에 레이스가 고용한 또 다른 핵심 인재인 EBVB와 금세 친구가 되었다. 두 여성은 MS&L에 있는 홍보 전문가 브렌다 린치(Brenda Lynch)가 진행하는 언론 관련 교육을 받기 위해 함께 로스앤젤레스로 갔다. 어데어는 EBVB가 촬영에 임하는 모습과 복잡한 주제도 이해하기 쉽게 방송에 적합한 수준으로 잘 정리해서 전달하는 재능에 감탄했다. EBVB도 어데어가 남들에게 모범이 될 정도로 효율적으로 일하는 모습에 반해버렸다. 어데어는 미래를 위해 늘 열 걸음 앞을 미리 계획했고 혹시 일이 잘못될 때를 대비해 지나온 다섯 걸음을 비축해두곤 했다. 서로에 대한 존경심 덕에 그들을 매일 아침 함께 달리기하는 사이가 되었고, 이들의 우정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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