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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스코프는 미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어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덕택에 한 판에 25센트 이상을 받는 최초의 전자식 게임이 되었다. 세가는 페리스코프 이후에 그처럼 복잡한 게임 여러 개를 만들었고 이번에도 역시 ‘바스켓볼(Basketball)’, ‘드라이브모빌(Drivemobile)’, ‘헬리콥터(Helicopter)’처럼 독창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름을 붙였다. 세가는 품질과 기술 혁신성, 대륙 간 유통망으로 이름을 알린 후 잠재력을 높이 사는 다국적 기업이 눈독을 들이는 회사가 되었다. 1969년 로젠은 자신이 계속 회사의 CEO로 남는다는 조건으로 걸프 앤드 웨스턴(Gulf and Western)에 세가를 매각했다. 세가는 그의 휘하에서 ‘사커(Soccer)’, ‘시 데블(Sea Devil)’, ‘루너 레스큐(Lunar Rescue)’ 등 전기기계식 게임 후속작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아케이드 비디오게임을 만들어 널리 알리고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켜서 그 영향력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였다. 1973년 아타리의 ‘퐁’이 성공을 거둔 뒤 세가는 퐁과 부끄러울 정도로 유사한 게임인 ‘퐁 트론(Pong Tron)’을 제작했다. 이 게임이 대성공을 거둔 후 세가는 비디오게임에 집중하는 쪽으로 태세를 전환했고 곧 아타리를 베끼는 회사 이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1976년 로젠은 세가의 아타리 인수를 두고 아타리의 창업자인 놀런 부슈널(Nolan Bushnell)과 협상을 진행했다. 그런데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기로 한 날 부슈널은 돌연 거래를 그만두겠다고 알려왔다. 아타리가 카트리지라는 혁신적인 방법을 써서 한 가지 게임기에서 여러 게임을 할 수 있는 콘솔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때 개발된 게임기가 ‘아타리 2600(Atari 2600)’이었고 이 게임기 덕분에 아타리는 막대한 수익을 거두었다. 하지만 세가도 나름대로 잘 성장하고 있었다. 로젠이 이끄는 세가는 비디오게임 관련 기술을 깨우치기 위해 10년의 세월을 들였다. 그 결과 ‘퐁 트론 2’나 ‘폰즈(Fonz)’를 만들 때처럼 남의 것을 그대로 베끼는 사고에서 벗어나 ‘블록케이드(Blockade)’, ‘모나코 GP(Monaco GP)’처럼 예술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이르렀다. 하지만 세가가 성장을 거듭할수록 불법 거래 문제는 줄어들 줄 몰랐고 바로 그러한 문제들 때문에 로젠은 나카야마와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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