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스키는 다시 한번 세가의 운명을 쥐고 있는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들었다. 두 사람이 이번에는 그를 알아보고 그들 쪽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서로 미소와 악수, 격려를 나눈 후 칼린스키는 로젠과 나카야마 옆에 앉았다. 그는 잠시 나카야마가 탁자 아래로 숨는 장면을 느린 그림으로 상상해보다가 억지로 지워냈다.
“꽤 멋지죠?” 칼린스키가 물었다.
“감탄이 절로 나는군요. 그렇다고 놀란 건 아닙니다.” 로젠이 답했다.
“게다가 이건 시작일 뿐이죠.” 나카야마가 받아쳤다.
“너무 앞서 나가진 말죠. 미래에 대해 좋은 예감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조금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로젠이 말했다.
“네, 물론입니다. 저는 그저 이건 앞으로 우리가 이룰 것에 비해 아주 작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나카야마가 답했다.
로젠은 눈동자를 굴리며 의구심을 드러냈고 나카야마도 똑같은 표정으로 응수했다. 칼린스키는 과거에 이런 상황이 얼마나 자주 벌어졌을지 궁금해졌다. 세 사람 모두 잠시 조용히 무대를 바라보며 그들이 함께 쌓아 올린 결과물을 감상했다.
“자, 그만하면 됐습니다.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랑 시간 낭비하지 말고 나가서 좀 즐겨요.” 로젠이 칼린스키에게 말했다.
“아닙니다. 전 몇 시간이고 여기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 당신 혼자 남겠군요.” 로젠이 일서서며 말했다. “하야오, 당신은 원한다면 좀 더 있어요. 저는 이제 방으로 물러가서 텔레비전이나 봐야겠습니다.”
“좋은 생각이군요. 저도 할 일이 좀 남았습니다.” 나카야마가 악당에게나 어울릴 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