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져나가요? 왜요? 어디 다른 데 가실 생각인가요?”
“당장은 아니지만 슬슬 끝이 보이는 듯해요.”
“별일 없는 거죠?” 칼린스키는 진심으로 걱정되는 듯 말했다.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요. 제가 코주키(Kozuki) 씨와 한 협상에 대해 얘기했었나요?” 그가 언급한 이는 코나미 대표인 코주키 타쿠야(Kozuki Takuya)였다.
칼린스키는 고개를 저었다.
“코나미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어요.” 자세한 상황을 떠올리노라니 그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 “주님을 만나고 크리스천으로 거듭났죠. 저는 우리 게임이 순수성을 지켜야 한다고 코주키 상에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만든 모든 게임이 피와 나체가 범람하는 방탕한 장면들로 채워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어쨌거나 우리가 판매하는 엔터테인먼트 제품의 소비자는 아이들이니 우리가 어느 정도 책임감을 느껴야 하지 않겠습니까?”
칼린스키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껏 칼린스키의 마음 한구석에 쌓여가던 일말의 의혹을 하이드캠프가 그대로 말로 표현해준 듯했다. 여태까지 그는 자신에게 거머리처럼 달라붙던 두려움의 실체를 정확히 집어낼 수 없었다. “그래서 협상안이 무엇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