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 아침,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 직원들은 파오 슈워츠(FAO Schwarz)§§로 모였다. 이날은 파오 슈워츠에 사용료를 내고 쇼윈도와 매장 내부를 닌텐도 게임 화면이 방송되는 텔레비전으로 쌓아서 멋지게 꾸미기로 한 날이었다. 마침내 모든 준비를 마치고 가게 문을 열자 한 손님이 이들이 꾸민 진열대로 신나게 달려와서 NES와 NES용 게임 15개를 전부 집어들었다. NOA 팀은 지금껏 해온 자신들의 노력이 그렇게 순식간에 열매 맺는 장면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꿈이 실현된 것이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 첫 번째 손님은 시장조사를 나온 경쟁사 직원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이렇게 황홀한 기분을 만끽할 만한 일은 그 뒤에도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났다.
그해 크리스마스에 NES를 파는 상점은 500곳이 넘었다.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점에 풀어놓은 10만 대의 절반을 판매하면서 비디오게임 산업이 동사한 것이 아니라 잠시 겨울잠을 잔 것뿐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증명할 수 있었다. 링컨은 보로프스키가 거둔 성과를 생각하면 보로프스키가 범죄를 저지르거나 닌텐도가 사업을 접지 않는 한 그가 닌텐도와 영원히 함께하게 될 거라는 최상의 찬사를 보내어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 식구들을 놀라게 했다. 그 후 보로프스키는 NES를 전국적으로 출시할 준비를 했다. 다음은 로스앤젤레스였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문제가 복잡해졌다.
§§ 1930년대부터 뉴욕 5번가를 지켜온 유명 장난감 상점이었으나 2015년 수익률 악화로 현재 영업을 종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