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친구와 밖으로 나와 보니 날씨가 정말 말도 안 되게 좋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새파란 하늘이라니! 이런 화창한 일요일 낮 시간. 조금이라도 좋으니 맘 편히 놀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당연하다는 듯이 독서실 한 구석에 틀어박혀 있어야만 하는 이 지옥 같은 고3 생활에 새삼스럽게 진절머리가 났다.
“야, 근데 걔 전학 간 게 아니라 가출한 거라며?”
“누구? 서연이?”
“응.”
“가출이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페북 못 봤어? 걔 어머니가 글 올리셨던데?”
“헐… 진짜 무슨 사고라도 났나?”
“그러니까 말이야. 난 걔 잘 알지도 못하지만, 막 집 나가고 그러는 캐릭터는 아니지 않아?”
당연하지.
게다가 전국모의고사도 며칠 남지 않은 이때, 가출을 하고 학교도 학원도 나오지 않는다고? 서연이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믿지 못할 황당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