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c라는 게 아니라 c에 한없이 가까이 다가간다는 얘기지.”
“그럼 정확히 c인 건 아니니까 근사 기호(≒)를 써서 라고 해야 옳은 거 아니에요? 왜 등호(=)를 쓰나요?”
“이건 그냥 약속이야. 넌 이제 고3씩이나 되는 놈이 무슨 선행 학습하는 고1 애들이나 물어봄 직한 기초적인 질문을 하냐? 너 예전에 개념 수업할 때 졸았구나?”
“….”
말문이 막힌 나는 뻘쭘하게 자리에 앉았다. 애들 앞에서, 더군다나 오늘은 내 바로 뒷자리에 서연이도 앉았는데, 이렇게 공개적인 망신을 당하다니. 속에서 분한 감정이 차올랐다.
그래, 내가 이래서 수학을 싫어하는 거야. 당연하게도 그 이후의 수업 내용들은 전혀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쉬는 시간이 되어 기분전환 겸 음악이나 들으려고 귀에 이어폰을 꽂으려는 찰나, 누군가 손가락으로 내 등을 살짝 건드렸다.
“누구?”
돌아본 순간 숨이 턱 멎는 줄 알았다. 바로 뒷자리의 그녀, 서연이었다.
“너 아까 질문했던 거, 아직도 궁금하니?”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너무나도 놀란 내 가슴이 터질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어, 어…?”
“아까 너 쌤한테 질문한 거 진짜로 궁금해서 물어본 건가 해서….”
“아 그거? 아… 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