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그냥 좀 신기해서 말이야. 나도 예전에 너처럼 궁금해했었는데, 나 말고도 그 개념에 대해서 깊이 궁금해하는 사람은 처음 보거든. 혹시 아직도 계속 궁금하면 내가 알려줄까?”
“어? 어… 나야 고맙지!”
이게 웬일인가? 서연이가 내게 먼저 다가오다니! 와, 그러고 보니 얘는 목소리마저 곱다. 내 요동치는 심장 소리가 서연이에게 들릴까 봐 조용히 숨죽이고 그녀가 꺼낸 연습장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일단 조밀성이라는 개념이 있어. 대학교에 가면 배우는 내용이라는데, 막상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
“조밀성?”
“응. 서로 다른 어떤 두 수 사이에는 항상 또 다른 수가 존재한다는 실수의 성질이야.”
“뭐?”
“음…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0이랑 1 사이에는 0.5가 있지?”
“그치.”
“0이랑 0.5 사이에는 0.25가 있고?”
“그렇지.”
“항상 그렇다는 거야. 언제나. 서로 다른 두 실수 사이에서 우리는 또 다른 실수를 말할 수 있다는 거지.”
“어… 그야 당연하겠지. 그걸 조밀성이라고 하는 거야?”
“여기까지 이해했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