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말이야. 처음에 x가 a에 가까이 다가간다고 했던 것도 결국 x = a라는 얘기인 거야?”
“후훗, 진짜 신기하다.”
“응? 뭐가?”
연습장에 고정했던 시선을 돌려 서연이를 보니, 그 예쁜 얼굴 가득히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게 보였다.
“너 왠지 나랑 생각하는 게 비슷한 거 같아.”
“내가? 지금 나 놀리는 거지?”
“아니야 진짜. 후훗. 아무튼 x = a일 때는 너도 알겠지만 f(a)라는 함숫값을 가져. 하지만 는 f(a)랑 다르지. 의 정의에는 x ≠ a라는 조건이 숨어 있거든.”
“무슨 얘긴지 잘 모르겠는데?”
“이건 = c라는 식의 엄밀한 정의를 살펴보면 해결되는 의문이야. 예전에 나도 너랑 똑같은 의문을 갖고 혼자서 찾아본 후에야 알게 된 건데, 이 함수의 극한은 애초에 엡실론-델타논법으로써 정의가 되는 개념이더라고.”
“엡씨… 뭐?”
“설명해 줄까?”
“아, 아냐. 갑자기 머리가 확 아파지는 것 같아. 아하하.”
“후훗 알았어. 나중에라도 언제든지 다시 궁금해지면 얘기해.”
그날의 대화 이후로 나는 공부하다가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이 있으면 학원에 와서 종종 서연이에게 물어보곤 했다. 그리고 서연이는 그런 나를 단 한 번도 귀찮아하지 않고 항상 친절하게 반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