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그렇게 무념무상으로 공부를 한 지 두 시간쯤 지났을까?

느닷없이 낮에 느꼈던 그 섬찟한 기운이 또다시 내 두 귀를 스쳤다.

‘아니, 왜 또? 하루에 이렇게 연달아서 신호가 온 적은 없었는데?’

이내 머리에 아찔한 충격이 시작됐다. 아까 낮에 느낀 고통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통증이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나는 바로 책상 스탠드의 불을 끄고선 침대 위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눈앞은 역시나 온통 시꺼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정신을 깜박 놓기라도 하면 기절할 것 같은 고통이 머리에서부터 온몸으로 마구 퍼져 나갔다.

몸을 바로 누워 눈을 감고선 아찔함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써 정신을 집중했다. 내일은 반드시 병원에 가 보리라고 다짐하며.

그렇게 몇 분이나 힘겨운 사투를 벌였을까.

마침내 아찔함이 서서히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바짝 긴장하고 있던 온몸의 힘이 탁 풀리면서 내 몸은 무겁게 축 가라앉았다. 이내 침대에 빨려 들어갈 듯이 마구 잠이 쏟아졌다.

그때. 문득 불안함이 엄습했다.

마치… 지금 잠에 들면 뭔지 몰라도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일어나기 위해 몸을 뒤척였다. 아니, 뒤척이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몸이 전혀 움직여지지 않는다. 마치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듯 꿈쩍조차 하지 않았다.

가위에 눌린 걸까?

처음 겪는 알 수 없는 현상에 내 머릿속은 혼란 그 자체였다.

그때 조그마하게 내 귀에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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