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지식을 외부로 발설하는 일은 피타고라스학파의 금기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발표를 본 이백 명이 넘는 아쿠스마티코이들은 앞다투어 자랑하듯 자신들이 들은 강연 내용을 외부에 떠들어댔다. 마을 어디를 가도 온통 나와 내 발표에 관한 이야기로 시끌시끌했다.
내 발표에 완전히 묻힌 안티폰과 기아스에게는 심심한 애도를….
소란스러운 마을을 보며 나는 성공적인 발표를 했다는 뿌듯함에 기분이 무척 좋았다. 한편으로는 발표의 핵심인 ‘수의 조밀성’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빠진 채 ‘이제 인간이 신의 세계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든지 ‘엘마이온은 남몰래 피타고라스 님이 직접 가르치고 있는 아쿠스마티코이다’ 같은 낭설도 같이 떠도는 게 조금 흠이지만 말이다.
“엘마이온! 안에 있느냐?!”
스승님의 목소리다.
“네, 스승님. 들어오시지요.”
“녀석. 대체 발표를 어떻게 한 게야? 마을 사람들이 온통 너에 대해서 칭찬을 하더구나.”
“어떻게 하긴요. 아주 잘했지요, 하하하.”
“내 일찍이 네가 꽤나 좋은 머리를 갖고 있다는 점은 알아봤다만, 남들 앞에서 발표까지 잘할 줄은 미처 몰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