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스승님. 살짝 만이라도 귀띔해 주십시오. 많은 마테마티코이 가운데 으뜸이신 스승님보다도 피타고라스 님은 진짜로 훨씬 더, 더 지혜로운 분이신가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요?”
“그 ‘으뜸’이라는 부담스러운 수식어 좀 그만두지 않겠느냐?”
“이 수식어는 무려 피타고라스 님께서 직접 언급하신 거 아닙니까? 기정사실이란 얘기지요. 실제로 제가 본 마테마티코이 님들 중에선 스승님 같은 분이 없었습니다.”
“네가 모든 마테마티코이를 만나본 것도 아니잖느냐. 피타고라스 님이야 그렇게 얘기하실 수 있지만, 네가 그리 떠들고 다녔다간 언젠가 화를 당할 게야.”
“왜요?”
“아무리 피타고라스 님께서 말씀하셨다 해도, 다른 마테마티코이들의 기분이 어떻겠느냐? 그들 중엔 야망으로 가득 찬 자들도 있고 말이다.”
“아무튼, 그런 스승님조차도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지식을 갖고 계신 분이란 거죠? 피타고라스 님은?”
“… 물론이다.”
“어, 스승님. 지금 살짝 대답을 망설이신 거예요?”
“아무래도 안 되겠다. 오늘 간만에 회초리를 들어서 너의 그 경박스러운 입을 좀 무겁게 다스려야 하겠구나.”
“네?! 죄송합니다! 스승님. 이제 이 질문은 다신 하지 않을게요!”
불과 몇 초였지만 분명히 나는 스승님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았다. 과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