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시지요. 히파소스 님.”
웬 아리따운 여성이 테트락티스 아래서 우리를 맞이했다.
“네, 셀레네 님. 보아하니 어제도 밤새 공부를 하신 모양입니다.”
“후훗.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 보니, 잠이라도 줄여야지요. 아, 옆에 계신 분이 바로 그 엘마이온 님이신가 보군요?”
“허허. 셀레네 님은 이제 그리 높여 부르시면 안 됩니다. 저에게도 공대하실 필요 없고요.”
“히파소스 님이야말로 말씀을 낮추시지요. 제가 히파소스 님을 높이는 것은 그저 저의 존경의 표현입니다.”
“그런 이유라면 저야말로 셀레네 님의 근면성실함을 존경하고 있으니 높여 불러야겠군요. 허허.”
“후훗.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아무튼 들어오세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셀레네’라는 예쁜 여인은 우리를 학교 내 아늑한 서재로 인도했다. 화창한 햇살이 막힘 없이 잘 들어오는 방이었다.
“여기서 기다리시지요. 곧 오실 겁니다.”
방 안을 둘러보니 벽장에는 수학 연구서로 보이는 수많은 점토판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너무나 귀해서 나 같은 사람은 평소에 보기 어려운 파피루스도 엄청 많았다.
“스승님. 여긴 대체?”
“피타고라스 님의 서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