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틈만 나면 어리석게도 학문 성취의 높낮이를 비교하려 드는구나. 학문이란 모름지기 스스로가 정진하는 데에 그 의의가 있는 것이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 견주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비교하려 해도 할 수도 없고 말이다.”
“에이. 그러는 스승님께서도 분명 낮잡아보는 마테마티코이 분들이 있으시잖아요? 어제 데모스쿠스 님은 무식하다고 하셔놓고선. 흐흐.”
“어허! 또 말을 조심하지 않고! 나는 궁금함을 마주하지 않고 매 순간 도피하며 스스로 무식해지기를 택하는 이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대로 무식하다 하는 것뿐이지. 어떤 형태로든 스스로 궁금함을 마주해 얻어낸 성취에 대하여 논하는 것이 아니야!”
“… 저는 솔직히 그 성과들도 어느 정도는 높낮이 평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승님.”
“이런. 엘마이온아. 똑같은 1을 두고서도 누구는 ‘최초의 양’이라 하고, 누구는 ‘수의 어머니’라 하며, 누구는 ‘조화의 근본’이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생명의 원래 수’라고 한다. 네가 보기엔 이들 사이에 옳고 그름이나 높고 낮음이 있느냐?”
“저에게 1은 그저 ‘첫 번째 수’일 뿐입니다. 굳이 평가한다면 그저 숫자일 뿐인 1에 그런 사족을 붙이는 행위 자체가 불필요하고 잘못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건 그저 너의 자만일 뿐이다. 너의 사고대로라면 다른 누군가가 너를 ‘1을 그저 숫자로밖에 볼 줄 모르는, 편협한 시각을 가진 어리석은 자’라고 비난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