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자신의 진리만이 선이라고 주장하며 이론의 조화를 거부하면, 결국 그 누구도 더 높은 경지에 이르지 못한 채 아집만으로 가득 찬 끔찍한 세상이 될 것이다. 명심하거라. 학문에 정답이란 없으며, 수학은 더더욱 그러하다. 마찬가지로 진리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상대적인 것이다.”
그때였다.
“음, 히파소스. 그 가르침은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제자를 상대로 하기에는 좀 이르지 않을까?”
중후한 목소리의 웬 낯선 남성이 서재에 들어오며 스승님의 말을 가로챘다.
“아, 피타고라스 님.”
뭐! 이분이?
“아, 미안. 히파소스. 처음부터 엿들으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핫핫.”
“아닙니다. 저의 어리석은 언변을 들켜 부끄러울 따름이죠. 여기 앉으십시오. 이 아이가 바로 어제 수의 조밀성을 발표한 저의 제자 엘마이온입니다.”
맙소사! 이렇게 갑자기?
뜻밖의 상황에 놀라움과 긴장으로 온몸이 굳어졌다.
지금 내 눈앞에 바로 피타고라스 님이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