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말씀드리긴 좀 곤란한데. 셀레네 님. 염치 불고하지만, 저를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무슨…?”
“셀레네 님은 마테마티코이잖습니까? 더군다나 피타고라스 님의 총애도 받고 계신다 들었습니다. 셀레네 님이 저를 좀 두 분이 계신 서재로 데려가 주십시오! 두 분에게 꼭 말씀드려야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 혼자 들어갈 수야 없지만, 셀레네 님과 동행이라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 무슨 이야기시길래 그러는지 저에게도 말씀해주시지요. 그렇지 않으면 부탁은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달리 방도가 없던 나는 셀레네 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마테마티코이로 승격될 기회가 주어진 것과 아마도 스승님은 이를 반대하기 위해 들어가셨을 거라는 이야기까지.
“후훗. 엘마이온 님이 걱정하시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히파소스 님은 평소에도 엘마이온 님을 매우 기특해하셨거든요. 이미 마테마티코이들 사이에서도 엘마이온 님의 이름은 유명할 정도랍니다.”
“아닙니다. 셀레네 님은 잘 모르십니다. 스승님은 언제나 저를 부족하다며 다그치기만 하셨습니다. 분명 피타고라스 님께도 제가 아직은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실 겁니다!”
“그렇다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엘마이온 님 스스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