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정하진 않겠어.”
“잠깐만 생각 좀 하자. 후우….”
대체 안에서 두 분이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거지? 뭔가 엄청난 얘기를 들은 것 같고, 나도 그 이야기에 작지 않은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셀레네 님의 연구 내용이란 걸 알 수가 없으니 전체적인 맥락이 파악되지 않아 답답했다.
(“저기, 셀레네 님. 저 두 분의 대화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말입니다. 셀레네 님의 이론이란 건 대체 무슨 내용인가요?”)
(“지금은 아마도 알려드리지 않는 것이 엘마이온 님을 위하는 일일 것 같네요….”)
(“네? 그게 무슨?”)
(“일단은 좀 더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죠. 조용히.”)
(“아, 네….”)
그로부터 또 한동안의 정적이 흘렀다.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있어서 피가 흐르지 않은 탓인지 다리가 저릿저릿해 왔다. 하지만 차마 맘대로 자세를 고쳐 앉을 수도 없었다. 조그만 소리라도 났다간 안에서 우리의 존재를 눈치챌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
다행히 안에서 다시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 틈을 타서 나는 급하게 자세를 고쳐 앉았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