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자. 일단 엘마이온의 이론은 정리되는 대로 내가 너에게 가져다줄게. 그리고 내가 책임지고 엘마이온의 입도 막을 테니까 엘마이온의 마테마티코이 승격 일은 없던 거로 하자.”
뭐? 내가 지금 스승님의 말을 잘못 들었나?
“마테마티코이로 승격되지도 않는 마당에, 자기 이론이 내 이름으로 공표되는 걸 엘마이온이 그대로 보고만 있겠어?”
“내가 입막음 하겠대도. 일단 나한테 맡겨. 지금 상황에서 엘마이온을 마테마티코이로 승격시키는 거야말로 당장에 우리 학파를 분열시키는 짓이야. 그러게 너는 왜 이런 큰일을 상의도 안 하고 멋대로 진행하고 그래?”
“미안하다… 고맙고.”
맙소사. 이렇게 나의 마테마티코이 승격 기회는 허무하게 물 건너가 버리는 것인가? 정신이 멍해졌지만 내 두 귀로 두 분의 대화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근데 셀레네는 어쩔 거야? 아직까지야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지만, 만에 하나라도 셀레네가 사례를 찾아내기라도 하면?”
“못 찾기를 바라야지. 만약 찾아내면 어떻게 할지도 나름대로 생각 중이고.”
“뭐 좀 가닥 잡히는 거라도 있어?”
“…”
“너…, 설마 나쁜 마음 먹는 건 아니지?”
“뭐? 핫, 푸핫핫! 야야 히파소스. 너 오늘 나를 너무 몰아붙이는 거 같은데? 살살 좀 해, 이 친구야. 무서워지려 그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