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모인은 당시 구글의 7년 차 엔지니어였습니다. 그는 구글의 AI 윤리 정책을 담당하는 Responsible AI 팀에서 활동하며 람다가 특정 차별이나 혐오가 섞인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필터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르모인은 람다와 대화하면서 ‘람다가 어떤 맥락에서 어떤 발언을 하는지’에 대한 사례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일을 했습니다. 가벼운 농담부터 고차원적인 질문까지 많은 대화를 나눈 뒤 르모인은 람다가 감정과 의식이 있는 존재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르모인에게 람다는 더 이상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그는 구글 측에 람다가 감정과 의식이 있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외부 자문을 구했었고, 자문을 위해 람다와 나누었던 대화를 외부로 유출했습니다. 결국 르모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구글은 내부 데이터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습니다.

    르모인은 인지 능력이 있는 AI에 대한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람다를 단순히 프로그램으로 취급하는 구글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이미 정직 처분을 받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2022년 7월 11일에 공개적으로 폭로를 감행했습니다. 결국 그는 같은 달 22일에 구글에서 해고되었습니다. 사유는 람다와 관련한 데이터 보안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르모인은 람다에게서 무엇을 보았길래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구글에 정면으로 대항한 걸까요?

    신간 소식 구독하기
    뉴스레터에 가입하시고 이메일로 신간 소식을 받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