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떤 질문을 받았을 때 판단이나 추리보다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것을 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직관과 다른 대답을 하려면 훈련이 필요합니다. 같은 문제를 낼 때 컴퓨터(또는 컴퓨터 프로그램)라면 안다와 모른다를 1초 안에 답할 수 있을까요? 성능이 매우 뛰어난 컴퓨터가 아니라면 어렵습니다. 컴퓨터는 자신이 이 단어를 아는지 모르는지 판단하기 위해 컴퓨터에 저장된 단어를 모두 찾아봐야 합니다. 이렇듯 사람과 컴퓨터는 사고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보겠습니다. 자주 가는 동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산 뒤에 핸드폰을 보며 집으로 돌아갈 때, 핸드폰에 집중하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덧 집 앞임을 알아차릴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무의식의 도움이나 몸의 기억 때문입니다(둘 다 과학적인 표현은 아닙니다). ‘편의점에서 나와 100m 직진하고 우회전해 200m를 가서 다시 좌회전해 50m를 가면 집이 나온다’라는 정확한 명령이 없어도 우리는 무의식에 의존해 집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도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집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컴퓨터에는 무의식이 없습니다(물론 의식도 없습니다). 따라서 원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수행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