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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불필요한 설정 변경을 줄일 수 있습니다.

KISA를 통해 인터넷 독립기관으로 직접 등록하고 소유한 IP 주소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통신사업자나 IDC 쪽에서 IP를 할당받아 사용하게 됩니다(앞의 5장 라우팅에서 설명한 AS가 이것에 해당합니다). 이 IP들은 자신이 소유한 것이 아니라 임시로 빌려 사용하는 것이므로 회선 사업자를 바꾸거나 IDC를 이전하면 그동안 빌려 써왔던 공인 IP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고 신규 사업자가 빌려주는 IP로 변경해야 합니다. 만약 사용자가 NAT/PAT를 이용해 내부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었다면 서버와 PC의 IP 주소 변경 없이 회선과 IDC 사업자 이전이 가능합니다. 물론 외부에 서비스하던 공인 IP 주소가 변경되므로 DNS 서비스나 NAT를 수행하는 네트워크 장비 설정은 변경해야 하지만 내부 서버나 PC 설정 변경을 최소화할 수 있어 NAT/PAT 기술을 적용하면 복잡한 작업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설계는 특정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는 유연한 인프라스트럭처의 기본 요소로 비즈니스 유연성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기술로 활용됩니다.

사실 NAT 기술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네트워크 운영자 입장에서는 IP가 변환되면 장애가 발생했을 때 문제 해결이 힘듭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는 NAT 환경이 대중화되면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더 많은 고려사항이 생겼습니다. IPv6 전환은 IPv4 주소 부족 해결이라는 중요한 목표가 있지만 이런 어려움을 주는 NAT를 인터넷에서 없애는 목표도 있습니다. NAT로 인해 주소가 변환되면서 단말 간 직접적인 연결성이 무너졌고 이로 인해 개발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때 NAT 환경을 항상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한, NAT의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NAT 밑에 있는 단말도 직접 연결하게 도와주는 홀 펀칭(Hole Punching) 기술이 나오고 이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이 더 복잡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NAT는 일상생활 속에 많이 적용되었고 그 과정에서 NAT로 인한 오버헤드나 다양한 문제를 신기술로 해결해왔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NAT/PAT의 동작 방식과 사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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