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설아. 지금 우는 거야? 아니 대체 무슨 꿈을 그리 꾸었기에?”
나는 급한 대로 눈에 보이는 아무 돌멩이나 집어 들어 흙바닥을 종이 삼아 떠오르는 이름을 마구 써 내려갔다. 율리우스, 엘마이온, 크산티아, 아르키메데스, 헤르메이아스, 아일린, 카렌, 마델리아…
하지만 절박한 내 마음과 달리, 쓰면 쓸수록 더 격해지는 슬픔은 내 마음을 금방이라도 찢을 듯이 괴롭혔고, 글씨는 점점 더 엉망으로 뭉개져만 갔다.
결국 난 돌을 내려놓고서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내 이름은 소니아. 아니, 서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