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어긋난 계획

 

 

Ⅰ.

 

‘어째서지? 아직 우리 군의 공격 소식이 전달되지 않은 걸까?’

달을 가린 구름으로 칠흑 같은 어둠이 드리운 밤. 나는 맹염 장군의 주둔지에서 나와 위수를 건너기 위해 정황을 살펴보고 있다. 제갈 승상님의 작전대로라면 지금쯤 위나라 군 대부분이 북원에 지원하러 간 탓에 이곳의 경계는 허술해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당황스럽게도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한 군데쯤 빈 곳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벌써 여섯 초소나 지나쳐 왔지만, 빈 곳은커녕 모든 초소에 적의 경계병들이 2, 3인씩 조를 이뤄 주기적인 교대를 하고 있다.

이렇게 주저하고 있다간 밤이 지나가 버릴 텐데, 무리해서라도 돌파해야 할까?

다시 교대 시간이 된 건지 건너편 초소에서 위나라 병사 둘이 오는 게 보인다. 기존에 있던 둘은 간단하게 인수인계한 후, 교대를 온 병사들이 왔던 길로 돌아갔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해 봐야 의미가 없다는 걸 느낀 나는 빈틈만 포착되면 돌파를 시도할 마음을 먹고 새로 경계를 온 두 병사를 예의주시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계 중인 두 병사 중 하나가 볼일이라도 보고 오려는 건지 자리를 비우는 모습이 보였다. 해당 초소에는 단 한 명의 병사만이 있을 뿐이다.

지금이야.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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