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하다. 승상님이 더 깊게 물어보시면 뭐라고 답해야 하지? 또 꿈에서 공부한 지식이라는 식으로 둘러대야 할까?
“그 말은 더욱더 놀랍구나! 수학은 모름지기 올바른 정치를 위해 관리가 될 자라면 반드시 익혀야 하는 학문. 다들 너의 그 열정을 본받았으면 좋겠구나.”
“아닙니다, 승상님. 칭찬을 받기에는 부끄러운 실력이에요.”
“너의 실력이 아니라 자세를 말하는 거란다. 전란이 길어지다 보니 무지할 뿐 아니라 배움에 열정조차 없는 자들이 관직을 꿰차고 있어. 그 탓에 가뜩이나 힘든 백성들은 고혈이 짜내진 후에 허무하게 버려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단다. 하루빨리 유능하고 청렴한 관리들을 육성할 체계적인 기관을 설립해야 할 텐데.”
“…”
“허허. 내가 괜한 소리를 했구나. 아무튼 강유. 자네 남매는 진정 우리 한나라의 보물이네. 자네들 모친께서 이렇게 훌륭히 장성한 자식들을 보면 얼마나 대견해하실까.”
“감사합니다. 승상님.”
“이번 북벌에 성공하면 자네들도 모친을 곧 뵐 수 있을 테니 좀만 더 힘내보세.”
오라버니와 나는 고개 숙여 승상께 감사를 표했다.
“자, 그럼 이만 우리는 회의장으로 가도록 하고. 설이는 조만간 또 보자꾸나.”
“네. 승상님.”
말을 마친 제갈 승상께서는 또다시 마른기침을 쿨룩대셨다. 그리고 뒤돌아서 막사를 나가시는가 싶더니, 잠시 그 자리에 서서 생각에 잠기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