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네가 그런 어른스러운 말을 해주니 참으로 대견하지마는, 한편으론 걱정스러운 마음이 가시지 않는구나. 내가 너를 너무 어리게만 생각하고 있는 걸까…?”

“후훗, 걱정하지 마세요, 오라버니. 저도 이제 한 명분의 몫은 해낼 수 있으니까요. 오라버니께서는 저보다도 어린 나이에 이미 사사들을 이끄셨고, 제 나이 즈음엔 주의 종사이자 상계연으로도 일하셨잖아요.”

“… 알았다. 네 생각이 그러하다면 내일 나와 같이 승상님을 뵈러 가자. 오늘 아침과 같은 시각에 나갈 채비를 해놓으렴.”

“네.”

오라버니는 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선 방을 나갔다.

나는 접어두었던 일기를 다시 펼쳤다. 그런데 그 순간! 내 두 귀로 섬뜩한 기운이 스쳤다.

‘아! 이건!’

이내 섬뜩한 기운은 아찔한 고통이 되어 머리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러고 보니 내 삶이 덧씌워진 날이 어제였었지. 이 증상은 잊지도 않고 지겹도록 날 따라오는구나.

눈을 감고서 차분하게 초를 셌다. 1초, 2초, 3초….

매 삶에서 그러했듯이 첫 고통은 정확히 10초를 센 순간에 사그라졌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고통이 지속되는 시간은 점차 길어지고 강도 또한 커질 테지.

엘마이온이자 율리우스, 그리고 어쩌면 ‘그’는 이 고통을 잘 견뎌내고 있을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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