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 자네도 알다시피, 현재 맹염 장군이 무공수 건너편에서 우리 군의 진지를 성공적으로 확보해 놓은 상태네. 난 여기를 통해서 설이가 국경을 넘도록 할 생각이야.”
“네? 거기는 현재 위나라 군세의 경계가 집중된 지역이 아닙니까? 불과 며칠 전에 사마의가 직접 이끌고 온 기병 부대와 접전도 치렀고요!”
“흥분하지 말고 찬찬히 더 들어보게. 설마 내가 설이를 사지로 내몰겠는가.”
“… 무슨 계책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설이가 맹염의 주둔지를 통해 위나라 국경을 넘어갈 시기는 오늘로부터 사흘 후일세. 그리고 그때는 위나라 군의 전 병력이 바로 이쪽, 위수 너머 서북쪽에 위치한 북원으로 쏠릴 테야.”
“네? 북원이요?”
“자네 말대로 며칠 전의 교전에서 위나라 군은 우리에게 대패하였고, 지금은 더욱 무공수 동안에 촉각을 곤두세운 상태지. 내가 일부러 맹염 장군의 군세를 무리해서 무공수 너머에 주둔시킨 것은 바로 이것을 위함이야. 사마의의 신경을 잡아두기 위해서 말이네. 그리고 성공적으로 위나라 군의 시선을 동쪽에 잡아둔 지금이 바로, 우리가 위수 서북안의 북원을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때지.”
“성동격서聲東擊西19 로군요!”
내내 굳어 있던 오라버니의 표정이 감탄과 함께 밝아졌다.
19 문자 그대로는 동쪽에서 소리를 내면서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의미이며, 적을 유인하여 한쪽을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다가 그 반대쪽을 치는 전술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