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나는 침착한 걸음으로 위나라 초소를 향해 평원을 가로질렀다. 강유 오라버니가 예전에 알려주었던 이 방법이 과연 실전에서도 통할까? 실패하면 무력으로라도 돌파해야 한다.

“거기 누구냐!”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지자 위나라 병사가 나를 알아챘는지 소리쳤다. 나는 태연하게 걸음을 유지하며 대답했다.

“좀 도와주세요. 길을 잃어서 헤매고 있습니다.”

위나라 병사는 말이 없었다. 표정이 잘 보이진 않으나 아마 예상치 못한 여자 목소리에 많이 당황한 거겠지. 다행히도 오라버니가 일러준 방법이 잘 통하는 듯하다.

어느새 나와 위나라 병사의 거리는 서로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가까워졌다.

“아니… 왜 여인 혼자서 이런 곳에? 뭐, 방금 길을 잃었다고 하셨소?”

“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저를 좀 양수로 데려다주실 수 없으신지요?”

“어어… 이, 이걸 어쩐다. 일단 잠깐만 기다리쇼. 볼일 보러 간 놈이 곧 있으면 돌아올 테니. 그놈이 오면 내가 일단 우리 주둔지로 모셔다드리리다.”

다행히 위나라 병사는 경계심을 푸는 듯하다. 나는 이 기세를 몰아 과감하게 초소 안까지 들어갔다. 병사는 아무런 의심 없이 나를 안에서 맞이하였다.

“아니 그런데 어쩌다 이런 곳에서 헤매고 계셨던 거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사람을 만나게 되니 정말 다행이네요.”

“그러게 말이오. 하마터면 밤새 고생하셨을 뻔하셨소. 헛헛,”

신간 소식 구독하기
뉴스레터에 가입하시고 이메일로 신간 소식을 받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