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Ⅱ.

 

과연 한때 수도였던 성답다. 전란의 때인데도 불구하고 이곳 장안성의 거리는 전국 각지와 변방에서 온 상인들로 활기가 넘쳤다. 주막에서 끼니를 때우며 오랜만에 느끼는 평화로운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감상에 젖어 들었다. 그러다 문득 건너 자리에 앉은 한 무리가 나누는 대화에서 ‘촉나라’라는 말이 들려왔다.

“그럼 사마의는 완전히 제갈량한테 농락당했던 거네?”

“아, 그렇지! 곽회가 없었다면 여기 위나라는 진즉에 촉나라에 점령당했을걸?”

“어휴. 하마터면 장안이 불바다가 될 뻔했구먼!”

“에이. 듣기로는 제갈량 그 양반이 그럴 사람은 아니야. 점령한 지역 주민들한테 무진장 잘해준다고 서쪽에선 소문이 자자하더구먼. 오죽하면 천수 쪽 사람들은 촉나라가 오는 걸 쌍수 들고 반긴다던데?”

“하긴… 요즘 관세 오른 거 보면 차라리 촉나라가 통치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 조비가 왕일 때까지만 해도 괜찮다 싶었는데, 조예가 왕이 된 후로는 어쩜 이리 매번 관세가 오르는지. 나 원 참.”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 무리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방금 하셨던 말, 자세히 해주실 수 있나요?”

무리 사람들은 내 말소리에 일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그중 턱수염이 덥수룩한 남자가 대답했다.

“무엇을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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