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사마의와 곽회 그리고 촉나라 얘기 말이에요.”
“여기 분이시오? 아직 소식을 못 들었나 보구먼. 며칠 전에 촉나라랑 북위성 근처에서 또 한바탕했다 하오.”
“그래서 어떻게 됐다던가요?”
“옹주자사 곽회가 촉나라 군이 오는 걸 사전에 예측해 잘 방비한 덕에 막았다 하오. 웃긴 건 정작 사마의는 북위로 병력을 보내지 못했다더군. 제갈량이 설마 북위로 공격해 올 줄 몰랐던 거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렇다면 북위 공략은 수포가 되었단 말인가! 오라버니는?
“전투 규모는 어떠했다던가요? 혹시 사상자는 많았는지…?”
“큰 규모의 교전은 아니었다고 들었소. 농성하는 병력을 보고선 촉나라 군이 금방 발을 돌렸다더군.”
… 그렇다면 아마도 오라버니는 무사하시겠지. 그나마 다행이다.
거하게 낮술을 한 건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사내가 말을 이었다.
“망할! 차라리 촉나라가 들어와서 전쟁을 끝냈어야 해! 허구한 날 오나라랑 싸우고 촉나라랑 싸우고. 전쟁 세금이다 뭐다 해서 우리 애꿎은 백성들만 죽어나는 거 아냐?!”
아까부터 묵묵히 듣고만 있던 백발의 남자가 말을 받았다.
“누가 아니래. 난 이번에 세관 셋을 거치는 동안 팔려고 실고 온 물건의 8할1이나 세금으로 뺏겼어! 이게 순 날강도 나라지 뭐야?!”
“히익. 8할이나? 난 절반 좀 넘게 뺏겼는데, 약소한 거였구먼 그려.”
1 80%를 말한다. 10분의 1을 ‘할’, 100분의 1은 ‘푼’, 1000분의 1은 ‘리’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