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세금이 8할이라고? 그게 말이 되나? 아무리 전쟁물자 충당을 위해 세금을 많이 걷는다고 해도 그건 너무 과한데.

“관세를 매기는 기준이 어떻게 되기에 세금이 8할씩이나 되죠?”

백발의 남자는 날 흘긋 보더니 쏘듯이 말했다.

“말해주면 아시오? 나도 올 때마다 매번 바뀌고 복잡해져서 잘 모르겠구먼.”

“그래도 규정은 있을 거 아닌가요?”

“바뀐 규정이랍시고 뭘 잔뜩 적은 걸 보여주긴 했지. 근데 온통 숫자와 기호투성이라 우리 같은 사람들은 봐도 모른다오. 걷어가는 대로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얼굴 뻘건 사내가 말을 이어받았다.

“난 세관에 아는 친구 놈이 있어서 설명을 좀 들었어. 그놈 말로는 대략 첫 세관에선 3분의 1, 그다음 세관에선 4분의 1, 그다음 세관에선 5분의 1. 이런 식으로 매겨진다고 이해하면 된다던데. 뭐, 상인들 다 굶어 죽으라는 거지.”

정말 엄청나구나. 그럼 8할이란 세율이 적용됐다는 건 관별로 정해진 세율이 누적해서 더해지는 방식이란 건가? ++=, 대략 0.7833... ≒ 0.8이니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말이 안 되는데?

“저기, 혹시 통과 가능한 세관의 수가 제한되어 있나요?”

“그게 무슨 소리요?”

“예를 들어 최대로 통과 가능한 세관의 개수가 넷이라든지요.”

백발의 남자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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