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매번 규정이 요란스레 바뀌기는 하지만, 그런 건 듣도 보도 못했소. 오히려 세관 수가 예전보다 갑절은 늘었지. 이놈의 나라에서 미쳤다고 그런 규정을 만들겠소?”

“그렇다면 그거참 이상하네요. 그 기준대로라면 세관을 다섯 곳 이상 거쳐 갈 수 없을 텐데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요? 마찬가지로 네 번째 세관에선 6분의 1을 내고, 다섯 번째 세관에선 7분의 1을 내면 지나갈 수 있다는 말이지.”

“아뇨. 다섯 번째 세관은 거쳐 갈 수 없어요.”

사람들은 내 말이 어처구니없었는지 박장대소했다. 나는 침착하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세 개의 세관을 거치는 동안 8할의 세금을 거둬갔다는 건 세율을 누적으로 합했다는 얘기에요. ++ 이 대략 8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그런 식이라면 네 번째 세관에 이르러선 +++==0.95, 즉 총 9할 5푼을 세금으로 내게 됩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 세관의 세율인 까지 합치면 0.95+ ≒ 1.09, 즉 1을 넘기게 되죠. 다섯 번째 세관부터는 나라에 빚을 져야 하나요? 그렇다면 더욱이 다섯 번째 세관을 거칠 이유가 없잖아요?”

박장대소하던 사람들은 어느새 놀란 얼굴로 내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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