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고 싶어.
꿈의 배경은 학교 교실로 바뀌었다. 쉬는 시간이라 교실 이곳저곳에서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끄럽게 떠들고 있고, 나는 언제나처럼 1분단 구석 내 자리에 홀로 앉아 있다. 괜히 다른 아이들 눈에 내가 외로워 보이지 않도록 가방에서 책을 꺼내 들었지만 딱히 책장의 글씨들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서연아. 이거 먹을래?”
갑자기 들려온 내 이름에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그’가 방금 매점에서 사 온 듯한 빵을 나에게 내밀고 있었다.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짓고서. 내가 선뜻 빵을 받지 않자, 그는 내게 다른 빵을 내밀며 말했다.
“싫어? 그럼 이거는 어때?”
왜일까? 고작 빵 따위를 보고서 내 눈에 눈물이 고이는 이유는. 고작 빵 따위에.
“서연아. 도망가.”
어?
“어서 빨리 도망가!”
화들짝 놀라 깨어났다. 아직 어스름한 새벽인데 밖이 이상하리만치 소란스럽다. 눈물을 닦고서 무슨 일인지 살펴보려고 방문을 살짝 열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위나라 병사들이 몰려와서 여관방을 하나하나 수색하고 있었다.
나는 급히 물건들을 챙겨 밖으로 빠져나왔다. 다행히 들키지 않고 여관 뒷문까지 온 찰나,
“저기 뒷문으로 도망친다!”